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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강풍주의보 캠핑

 

 

2014년 5월 3일 , 2박 3일 일정으로 양양 바다캠핑장으로 출발~~

새로 산 자동차에 새로 장만한 텐트와 장비들을 바리바리 싣고 떠난다는 설레임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꽃도 피워보지 못한 단원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떠났던 캠핑이었다.

긴 연휴로 가고 올 때도로는 꽉 막혔고 운전하는 내편이 많이 힘들어 했다.

첫날은 날씨가 좋아 새 집에 새로운 장비로 너무나 행복하게 먹고 마시는 행복을 만끽하였다.

다음날은 준이가 축구하고 싶다고 간절히 원해 양양시장에 가서 축구공과 야구공 사가지고 잔디밭에서 맘껏 뛰어

놀게 하였다.

밤부턴 바람이 좀 세지긴 했으나 튼튼한 새 텐트 안에서 영화도 보고 맛나게 먹고 놀았다.

놀면서도 일기예보를 주시하는데 양양에 강풍주의보가 다음날 오후까지 있단다.

그래도 설마 설마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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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데 바람소리가 너무 세서 깼다.

다시 눈을 붙이려고 했지만 점점 세지는 바람때문에 눈을 뜨고 누워만 있었다.

내편은 코를 드르렁 골고 자고 아이들도 평화롭게 자고 있었다.

다른 텐트에서 팩을 다시 박는는 소리가 들리고 급기야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지작했다.

우리 텐트에서 퍽하는 소리가 나고 난 내편을 깨웠다.

같이 밖에 나갔더니 .................

장난이 아니다.

텐트가 날라가려고 하고 살림살이들이 바람에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다. 태어나서 첨으로 접하는 강풍이다.

둘이서 온힘으로 텐트를 잡아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얼른 아이들을 깨워 차에 태우고 텐트를 접어 보려 했지만 심한 바람에 사람에 날아갈 지경으로 위험했다.

대충 기본 폴대만 빼고 무거운 짐들로 날아가지 못하게 한 후 우리들도 차로 피신.

그시간은 새벽2시30분 정도.

바람이 불 때마다 차가 흔들렸다.

어둠 속에서 쌩쌩 부는 바람 소리가 얼마나 무섭던지...

해야 솟아라! 어서 해야 솟아라! 바람아 잦아져라! 바람아 멈춰라!

하지만.........

바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한가지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이밤 얼마나 가슴이 아플꼬...

먼 바다에서는 더 심하게 불터인데, 얼마나 이 바람을 잠 재우고 싶을까...

5시부터 하늘이 환해지기 시작해 얼른 장비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밤보단 그래도 바람이약해져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는데ㅠㅠ

새텐트 폴대 2개나 부러지고 새로산 온 살림살이 흙투성이 ㅠㅠ

그래도 위안이 된건 비가 오지 않아 짐싸기 편했다는,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완전 악몽 그 자체였다.

내편은 그 후유증으로 당분간 캠핑 가는건 보류라고.....

그래도 난 가고 싶다.......

*캠핑을 할 땐 넓은 잔디보단 나무가 있는 숲에서 해야해요.

넓게 친다고 벌판에 했다가 그쪽에 있는 모든 텐트 전멸.

 하지만 나무 숲에 있던 캠핑족들은 아무사고 없이 지나갔답니다.*